처음은 아닐 것입니다
이미 몇몇의 사랑을 만나고 배웠으며
또한 그 자리에 남겨지는 허무라는것을
뒤늦게 서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미숙한 사랑에 길들여진 지난날
이미 하늘이 그어놓은 선 위에서
만나야 했던 사람들인 것처럼
제각기 다른 곳으로 걸어가는 세월과
헤어짐 뒤에 오는 한 사람의 존재를
탓해야 했던 나
이제는 보기 좋은 웃음소리로
마주하고픈 사람을 알았고 가식 없이
고백할 수 있는 그리움을 알았습니다,
늘상 부정해 왔던 사랑의 깊이와 높이라는
조금은 쑥스러운 얘기도
어쩌면 조심스럽게 말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코 그대로 인하여
지난날의 가슴 아픔을 보상받으려 함도
곁에 존재할 수 있는 사랑에만
충실하려 함도 아닐 것입니다
밟히면 밟힐수록 더욱 큰 푸르름을 키우는
보리 씨알의 생명처럼
아픔 따위는 딛고 선 강한 나로서
이제껏 만나지 못한 그대라는 이름을
언제까지나 지켜두고 싶은 까닭입니다
그리움 다할 때까지
노을은 비를 내리고
처음 아닌 사랑을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