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매일 밤 너에게 전화를 걸어서는...
한마디 말도 않고 끊어버렸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괜히 화난 표정을 지으며...
남자들과 재잘거리는 너를 외면해 버렸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눈송이가 하나 둘 조용히 내리는 어느 날...
술에 취한 너를 꼬옥 안아 버렸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매캐한 담배 연기를 쉴 새 없이 뿌려대며...
너의 얼굴을 밤하늘에 몇 번이고 떠올렸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네 모습을 그린 연습장을 들키지 않으려...
너에게 무지하게 화를 내고 말았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네가 건네 준 장난기 가득 담긴 메모를...
소중히 간직하며 몇 번이고 쳐다봤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소개팅을 했다는 네 말 한 마디에...
괜히 맥주캔을 기울이며 조마조마해 했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네가 마시다 남긴 식어버린 커피를...
갓 뽑은 커피인 양 기분 좋게 마셔버린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네가 맛있다던 초콜렛 몇 개를 사서는...
네 가방 속에 몰래 넣어버린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드디어 남자 친구가 생겼다고 네가 자랑하던 날...
소주와 눈물을 동시에 마셔버린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어디선가 그 남자와 함께 있을 너를 위해...
말없이 너의 행복을 기도했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너에게 고백 한 마디 못한 나를 저주하며...
두 주먹이 깨지도록 벽을 내리쳤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어두운 모습을 들키지 않으려...
전보다 더 허물 없이 너를 대했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내 품에 안겨 있는 너의 꿈을 꾸고는...
복받쳐 오르는 슬픔에 몸부림을 쳐야 했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남자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는 네 말에...
뒤돌아서서 왈칵 눈물을 흘리고 말았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영화 보러 가. 부럽지?" 라는 네 문자 메세지에...
담배 두 갑을 한꺼번에 피워 버렸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남자 친구랑 싸웠다는 네 침울한 전화에...
몹시 걱정해 주는 척 하며 널 위로했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거리 리어카에서 들려오는 이름 모를 노래 하나에...
5분 동안 멍하니 서서 네 이름을 되뇌었던 거란다.
미안해...
그저 난 네가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네가 끼어 있는 단체 사진을...
몽땅 찢어 없애 버렸던 거란다.
네 생각에 푹 빠져 하얗게 새왔던 내 모든 밤들...
네 이름으로 빼곡히 들어찬 내 모든 노트들...
네 추억이 가득 서린 내 모든 기억의 편린들...
모두 버릴께. 모두. 모두...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널 좋아해서...
널 사랑해서...
그리고...
사랑은 미안하다고 하지 않는 거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