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퇴근시간이 가까워 지고
하루일을 마무리 할 때쯤이면 난 살며시 메모를 준비한다.
작은 메모지위에 퇴근길에 사가야할 반찬거리들을 적는다..
오늘 준비할 것은 이런것들..
생선(이면수), 강낭콩한줌, 국거리로 쇠고기 조금,
무우한개,그리고 다 쓴 치약과 리필용 린스한봉지.
집앞 마트에 들려 이것저것 구경하기보단
그저 메모지에 적힌대로 쏜살같이 챙겨서 계산을 끝낸다.
하지만 내가 정말로 사고싶은건 이런것들이다.
은빛살 도톰한 갈치 한마리를 사서
맛깔스럽게 조림도 해주고 싶고,
한우갈비 몇근을 사서 요것조것 갖은 양념으로 잘 재워
큼직한 갈빗살 수저위에 얹어주고 싶고,
싱싱한 꽃게 몇마리 사서
빨갛게 양념해선 마주앉아 살을 발라주고 싶다.
그러나 내 지갑의 모양새는 좋은말로는 검소하고
더 좋은 말로는 알뜰하고,
안좋은말로 표현해보면 가난하다.
내 메모지에 적힌것들은 최고의 찬거리 목록이 아니고
그저 값싼 생선 한 마리와 얇게 저며썰은 고기몇점과
밥을 이쁘게 보여주는 콩한줌...
비싸고 좋은 찬거리가 아니면 어떠랴~
남편앞에 내 정성을 가득담아
사랑표 밥상을 차려낼수 있으면 됬지..
거뜬하게 해치운 빈그릇들을 보는 행복함이면 됬지..
오늘도 난 작은 메모를 주머니속에 찔러넣고 퇴근을 하고
쏜살같이 장을 봐서는 간단하게 계산을 마칠 것이다.
그리곤 즐거운 나의집으로 풍덩~ 빠져버리기 위해
신나게 뛰어가고 있을 것이다.
내 마음속에 있는 알짜배기 행복이란 녀석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