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비싼 구구콘을 사들고 놀이터로 향했다
벤취에 앉아 인생에 대해 생각했다
점점 작아지는 구구콘을 바라보며 인생의 허무를 느꼈다 ㅠ_ㅠ
더할나위 없이 작아진 구구콘을 바라보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그때 저멀리서 미끄럼틀 타던 여자아이 하나가 다가온다
아이 : 아저씨 왜 울어?
백수 : 아... 아냐 아저씨 우는거 아냐
한창 자라나는 새같은 아이에게 작아지는
아이스크림 때문에 운다고
할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이는 날 계속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아이 : 아저씨 나 한입만...
멈췄던 눈물이 다시 흘렀다
내 구구콘을 다 먹고 그아인 다시
미끄럼틀로 쭐래쭐래 달려갔다
순간 인생의 황당함을 느꼈다 ㅡ.ㅡ
조금 있다 보니 한아이가 헐레벌떡 내 앞으로 뛰어왔다
헐레벌떡보이 : 아저씨 여기 500원짜리 굴러오는거 못봤어여?
순간 내 발밑에 뭔가가 반짝이는걸 발견했다
다행히 그 아이보다 먼저 발견했다
나는 잽싸게 오른발로 동전을 덮고 말했다
백수 : 저쪽으로 가던걸?... ☞ ㅡㅡ;;
아이 : 고마워요
'자 이제 나와 동전아 나쁜사냥꾼은 갔어 '
그 아이가 사라지자 아까 아쉬웠던
구구콘을 다시 하나 사서 벤취로 돌아왔다
미끄럼틀 타던 그 아이도 다시 돌아왔다
아이 : 아저씨... 나 한입만...
어제 과소비로 인해 오늘은 좀 싼
돼지바를 사들고 놀이터로 나갔다
어제 그 아이가 없음을 확인하고 안심하고 돼지바를 깠다
순간 뒤에서 누가 내눈을 가리며 뻔한 질문을 했다
?? : 누구게?
백수 : 글쎄...
하지만 '누구게?'란 목소리를 듣고
돼지바를 든 오른손엔 마비가 왔다
가슴도 철렁 내려앉았다
백수 : 혹시...
난 오늘도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ㅜ.ㅜ
아이 : 아저씨... 오늘은 돼지바네... 한입만...
오늘은 이 아이가 다 먹고도 가지 않고
내 옆에 바싹 다가와 앉는게다
아이 : 아저씨는 뭐하는 사람이야?
백수 : 글쎄다...
아이 : 아저씬 늦게 들어가면 엄마한테 혼나?
백수 : 혼나...
아이 : 아저씬 이름이 뭐야?
백수 : ***
아이 : 아저씨 내가 귀찮아?
백수 : 보기보다 똑똑하구나... ㅡㅡ^
아이 : 아저씨 여보 있어?
백수 : 아직 여자친구라는 것도 없어
아이 : 왜?
백수 : 아저씬 여자들이 좋아하는 돈 많은 사람이 아니거든
아이 : 그럼 내가 여자친구 해줄께
백수 : 조건은?
아이 : 한입...
우린 그렇게 어설프게 애인협정을 맺었다 -_-;;;
다음날 부터 놀이터로 향하는 내 손엔
두개의 아이스크림이 항상 들려져 있었다
그 아인 항상 벤취에 앉아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나선 내 무릎에 누워 잠을 자기도 했고
어설픈 내 옛날얘기에도 그 아인 즐거워해줬다
5월 5일 어린이날
놀이터엔 애들이 하나도 없을꺼란 생각에...
그리고 그 아이도 오늘만은 없을꺼란 생각에
아이스크림을 하나만 사들고 놀이터로 갔는데
내 여자친구 은미가 혼자 벤취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백수 : 오늘 어린이날인데...
아이 : 엄마 아빠가 바쁘셔...
백수 : 그렇구나...
아이 : 오늘은 한개네?
백수 : 아... 응 니꺼야... 난 오늘 배가 불러서...
아이 : 같이 먹어 그럼...
백수 : 그러자! [허벌레.. ^^;;]
아이는 내손을 잡고 연신 행복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내가 같이 있어주는것 만으로도
내 애인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사실이 나로써도 기쁜일 이었다
백수 : 우리 대공원갈까?
아이 : 정말?
아이를 기다리라고 해놓고 쏜살같이 은행으로 튀어갔다
10만원을 인출했다 잔액 1630원... 까마득했다
시골에 계시는 공포의 엄니얼굴이 떠올랐다
' 네 이 우라질 녀석! 서울가서 대통령이 되어 오겠다고
소팔아서 올라가더니 다섯살짜리 지집에게 홀려
애미 피땀흘려 보낸돈까지 다 말아먹는거냐! '
' 마마... 그게 아니예요... 그게... 그게... '
난 심하게 머리를 휘젓고 있었다
은행 안 경비원이 가스총을 찬채 바닥에 떨어지는
내 비듬들을 쓸고 있었다 -_-
휘젓던 머리를 추스리고 은행을 빠져나왔다
애인 은미를 목마태우고 대공원으로 향했다
놀이기구를 타며 엷은 웃음을 ' 활짝 ' 지어보이는
내 애인 은미를 보며 사뭇 흐뭇했다
' 아... 오늘은 체력의 한계다 더 이상 걷지도 못하겠어 '
놀이터 벤취까지 은미를 업어와서는 턱 주저 앉았다
은미가 내 곁에 다가오더니 내 볼에
살며시 입맞춤 하는것이 아닌가...
볼을 어루만지며 멍하니 은미를 바라보고 있자니
은미도 부끄러운지 얼굴이 붉어진 채로...
' 아저씨 오늘 재미있었어 내일봐 ' 라며
손을 흔들며 사라진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볼에서 손을 뗄수가 없었다
인생의 행복이란걸 느꼈다 ^_^
어머니께 전화가 왔다
어머니 : 다음달까지 직장
못구하면 당장 시골로 잡아들일테다
백 수 : 어머니 제발 자식의 꿈을 그런식으로...
어머니 : 꿈이고 나발이고 사발이고
니 통장 오늘 조회해봤더니
1630원 남았더구나 알아서해라
이번주엔 돈도 안부칠테니까...!!
백 수 : 어머니...
난 수화기에다 대고 침을 튀겨가며 절규했지만
이미 NO CARRIOR 된 상태였다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잘쓰면 한달도 버틸수 있는 거금 10만원
어제 하루사이에 다 썼으니...
이것참 살길이 막막하다...
게다가 애인 은미는 바라는것이 점점 더 많아진다
저 멀리편에서 한남자가 여자에게
꽃을 선물하는걸 보구선...
아이 : 아저씨 아쩌신 애인 은미한테 꽃 안사줘?
그리고 아이는 보채기 시작했다 꽃을 사달라고...
난 이미 돈이 바닥난 상태였기에 어쩔수가 없어 말했다
백수 : 우리 헤어져...
은미는 이럴순 없다며 땅을치며 통곡했다
나 역시 가슴이 아팠지만 냉정하게
뒤돌아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요며칠 놀이터는 커녕 밖에조차 나가지 않고
방구석에 쳐박혀 병든 병아리새끼 마냥 겔겔거리고 있다
눈을 감으면 은미의 활짝웃는 모습이 떠오르곤 한다
' 은미는 어떻게 지낼까...
그 아이 감기나 걸리진 않았는지... '
은미는 내 인생에 있어 한낮 장난에
지나지 않는 아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삭막했던 내 인생에 끈끈한 정과 사랑을
알려준 작은 천사였다
여자와 이별후 힘들어하는 한남자의 유치한 괴로움이 싫어
여자도 멀리 했던 내가 은미로
인해 사랑에 눈을 뜨게 된 것이다
퍼뜩 신문을 펴 들었다
[ 인부모집 일당 65000원... ]
이틀간 노가다를 뛰었다
플라워샵에서 튤립을 몇송이 사고 가게에 들러
구구크러스터를 하나 사들고 놀이터로 향했다
뜻밖에도 은미는 벤취에 앉아 있었다
요 며칠 내가 안온사이에도 계속 나왔는가보다
가까이 가니 인기척을 느낀
은미가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본다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 은미가
울먹거리며 내게 달려와 안긴다
미처 안아주지 못한탓에 은미는
내 가슴팍에 안기지 못하고
무릎에 매달려 징징 운다
내 무릎이 촉촉해져옴을 느꼈다
백수 : 은미야 선물
은미가 울먹거리며 내게 달려와 안긴다
뒤에 감추었던 튤립 몇송이와 구구크러스터를
은미앞에 내밀었다
그리곤 키를 낮춰 울고 있는
은미의 눈을 소매로 훔쳐주고
가슴으로 안아주었다
아이 : 다신 떠나지 않을꺼지?
백수 : 그럼...
벤취에 나란히 앉은 우리 위로 붉은 노을이 졌다
그날 이후 은미를 고아원에서 인계받아
우리집에서 같이 살게 됐다
지금 대학생인 아내 은미와의 첫만남을
서툰 글솜씨로나마 적어봤다
난 내가 죽는날까지 이몸하나 다 바쳐 은미를 사랑할 것이다
앗... 은미 학교갔다 올시간이다
밥 앉혀놔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