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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시 월 새 벽 ]┓

[ 시 월 새 벽 ]
시월이 왔다 

그리고 새벽이 문지방을 넘어와 

차가운 손으로 이마를 만진다 

언제까지 잠들어 있을 것이냐고 

개똥쥐바퀴들이 나무를 흔든다 
시월이 왔다 

여러 해만에 

평온한 느낌 같은 것이 안개처럼 감싼다 

산모퉁이에선 인부들이 새 무덤을 파고 

죽은 자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나는 누구인가 

저 서늘한 그늘 속에서 

어린 동물의 눈처럼 나를 응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디 그것을 따라가 볼까 
또다시 시월이 왔다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침묵이 

눈을 감으면 밝아지는 

빛이 여기에 있다 
잎사귀들은 흙 위해 얼굴을 묻고 

이슬 얹혀 팽팽해진 거미줄들 

한때는 냉정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다 

그럴수록 눈물이 많아졌다 

이슬 얹힌 거미줄처럼 

내 온 존재에 눈물이 가득 걸렸던 적이 있었다


시월 새벽, 새 한 마리 

가시덤불에 떨어져 죽다 

어떤 새는 

죽을 때 가시덤불에 몸을 던져 

마지막 울음을 토해내고 죽는다지만 

이 이름 없는 새는 죽으면서 

무슨 울음을 울었을까 
시월이 왔다 

구름들은 빨리 지나가고 

곤충들에게는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하리라 

곧 모든 것이 얼고 

나는 얼음에 갇힌 불꽃을 보리라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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