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보고싶습니다.
내게 단 한번의 속내조차 보여주지 않았던
당신이 보고싶습니다.
당신의 부서지도록 환한 웃음이 내겐 얼마나
고통이었는지 당신은 알지 못합니다.
장난끼 가득 머금은 눈웃음에 오히려 짜증을
내어버린 나의 마음을 당신은 알까요.
함께 식사를 하면서 단 한술도 뜨지 못하는 내게.....
그러니까 살이 안찌지... 사람이 아무거나 잘 먹어야지....
아시나요... 내가 얼마나 많이 먹는데요....
그러나... 당신 앞에선 내가 무얼 먹는지....
맛이 어떤지 도무지 느낄 수가 없는 걸......
내 온 신경의 촉각이 당신에게로 가 있어.....
입안에서 맴도는 쌀알이 마치 모래알 같다는걸 당신은 알까요.
당신은 모릅니다.
전화 벨소리를 들을 때마다 당신을 떠올렸다는 것을.......
늦은 밤.... 아무말 없이 끊어 버리는 전화에...
제발 당신이기를.... 나처럼 내
생각에 잠 못이루는 당신이기를.......
얼마나 많은 낮과 밤속에 당신이 있었는지.....
눈이 부셔 고개를 들 수 없는 화사한 봄 햇살 속에도.....
땀이 비오듯 흘러 내리는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도....
노오란 단풍잎이 이리저리 뒹구는 공원의 길.....
그 스산함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그림자와 함성이 뒤섞인.....
스키장의 외진 한 귀퉁이....
내가 가는 그어디에도 당신은 그렇게 있었습니다........
마치 신화처럼.
당신은 모릅니다.
당신의 눈동자가 너무도 눈 부셔....
애써 외면해 버린 것도....
당신의 얼굴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환한햇살을 닮았다는 것도..
당신의 눈물이 얼마나 내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도........
당신은 모릅니다.
그렇게도 오랜 시간이 흘렀건만...
부치지 못한 눈물로 얼룩진 편지들을
내가 아직도 지니고 있음을...
가끔... 전화해 네..여보세요 하는
목소리를 확인 하곤.....
살아있음에 고마워하는 나를.......
일년에 두번... 먼 발치에서 뒷 모습만 보고
돌아서야 했던 나를........
좀 더 가까이서... 몇발자욱만 더 가까이서 보고 싶은데...
당신의 눈.. 당신의 입술... 당신의 손을
한번이라도 만져 보고싶은데..........
당신에게도 따뜻한 피가 흐름을 느껴 보고싶은데...
지쳐... 내려 처진 당신의 등을...
다가가 끌어 안고 싶은데....
나.... 아직 당신을 기억하고 있음을.....
잊지 않고 있음을.....................
당신을 보고 싶습니다...
날 보고 철없이 웃던 당신을....
전화기를 한번도 꺼 본 적이 없습니다.
몇해 전 새벽녘...... 술에 취해 들려온
당신의 목소리............
보고 싶다고....... 사랑했노라고.....
하지만... 다가갈 수 없었다고.........
아..........당신 그 모든 걸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