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2년전 어버이 날이었다.
항상 얼굴에 띈 미소가 아름다워
동네 처자들을 수십명 울리던
박군은 그날은 뭔일이 있었는지
인상을 더럽게 구기며 나를 찾아왔다.
" 넌 왜 얼굴이 똥씹다가 체한표정이야. "
" 똥씹다가 체했어요."
" 이...이새끼가.-_-; "
후배박군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로 생각하고는 놈에게 이야기
봇따리를 풀으라며 담배 한가치를 건냈다.
" 성원이형. 오늘은 어버이 날이에요."
" 형두 그정도는 알고있으니까 말이나 끊지마.-_-;"
" 아..예예. 사실 아침에 일어나니 문득
오늘이 어버이날 이라는 생각이 딱 들더라구요,
그래서 주머니를 슬쩍 뒤져보니 동전
몇개가 달랑 있는거에요."
" 동전이 몇개나 있었길래...-_-? "
" 100원짜리 여덟개, 10원짜리 일곱개요.
근데형..말끊기니까
말좀 시키지 마세요!"
" 그..그래-_-; "
" 그래서 내가 이돈 870원으로 할수있는
일을 생각해봤는데 카네이션 한송이는
커녕 카네이션 꽃잎 하나도 살수 없다고 생각하니...담담해
지더라구요."
" 음..."
" 그래서 엄마에게 당당하게 얘기했지요. "
" 뭐라구? "
" 엄마! 카네이션 사야하는데 5000원이 필요합니다! " 라구요...
" -_-;; "
" 그랬더니 엄마가 나에게 화를 버럭내며,
그런거 안사도 된다며 성질을 막 내는 거에요. "
" 당연히 화내시지. 븅신같은 바보놈아.-_-; "
" 그래도 전 카네이션을 사드리고 싶어서
주먹으로 벽을 쾅치며 엄마에게 다시 말씀 드렸죠.
5000원 달라고...그랬더니 엄마가
저를 지긋이 바라보시더니 말씀하시더라구요. "
" 뭐라구.? "
"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웠구나.
이제 이집에서 하산해주렴..."
하구요...
" -_-;; "
후배놈은 못내 아쉬움이 남았는지 해가 중천에 떠서 우릴
노려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손에는
깡소주 다른 한손에는 100원짜리
치즈소세지를 들고는 슬픔을 다독였다.
그렇게 녀석은 대낮부터 취해가고 있었다.-_-;
"그...그만마시지 그래. 취한것 같은데."
"아니에요. 어버이날 카네이션도 못사주는놈
소주나 마시고 죽을랍니다.흑흑"
"아..아냐 죽긴 왜죽어 임마. 형이...오..오천원
줄테니까 이걸루 부모님 카네이션 사다 드리면 되잖아."
"흑흑..형. "
"아냐 임마 고마워 하지 않아도돼.
몇푼이나 된다구...짜식."
"그게 아니고 진작에 주시지 그러셨어요.
술취하기 전에 주셨으면 얼마나 좋아요! 흐흐흑..."
"이런. 씨...-_-"
술에취해 콧물을 흘리며 카네이션 두송이를
사들고는 집으로 들어간
후배놈의 뒷모습은 아무리 후배라지만
뒤통수를 망치고
때려 버리고 싶을만큼 바보스러워 보였다. -_-;
그래도 나름데로 카네이션 두송이를
샀다는 자부심에 대문을 발로
박차고 들어갔고 마침 아버지는
어머니께 무례를 했던 아들놈을
기다리고 계시던 중이었다.
아버지 : 왔구나 아들아.
아들놈 : 네 아버님.
아버지 : 어디갔다 이제왔느냐?
아들놈 : 소인 아버지와 어머니께 드릴
이 향기로운 카네이션을 사느라 분주하게
돌아 다니고 오는 길입니다.
아버지 : 흠. 카네이션 향기보다
술냄새가 더 분주하게 내코를
찌르는구나.
아들놈 : 역시 개코십니다. 아버님-_-;
아버지 : 어버이날까지 나가서 술을
마시다니 니가 정녕 내 아들놈이냐.
아들놈 : 자세한 경로는 수양이 부족해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알고 지금까지 살아 왔습니다.
아버지 : 네..이녀석.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운거 같구나.
아들놈 : 어..어흥.-_-;
아버지 : (움찔) 뭐..뭐하는 짓이냐.;;
아들놈 : 아버님.
아버지 : 그래. 아직도 할말이 남았더냐?
아들놈 : 제가 사온 이 카네이션을 받아 주십시요.
아버지 : 좋타. 그럼 우선 낮에 어머니께
실수한게 있으니 어머니께 가서 먼저 드리고
오는게 예의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들놈 : 네 아버님!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어머니에게 다가갔고,
낮에 토라지셨던
어머니는 이불을 몸에 얼싸감고 등을
돌린채 벽을 보시고는 누워 계셨다.
" 어머님... 이못난 불효자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소. "
" ..... "
" 어머님... 이못나고 바보같은 불효자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소."
" ..... "
" 어머님... 이못나고 바보같고 철없는
불효자를 용서하여
부시옵소소."
" ..... "
" 어머님... 이못나고 바보같고 철없고
병신같은 불효자를 용서하여 주시옵소소"
하지만 그때까지도 화가 덜 풀리리신 어머니께서는
후배놈에게 뜻밖의 말을 내뱉으신다.
" 먹지도 못하는꽃 뭐하고 사가지고 왔어! "
" 어머니...이못나고 바보같고...-_-?? "
" 그꽃을 누가먹어! 우린 안먹으니깐
니나 많이 먹으렴.( -_-)흥~ "
그후 방안에선 '와작' '와작' 하는
꽃먹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_-;;
어머니에 말에의한 (당시 20살)
먹었던 후배놈의 철없는 도전이었기도 하다.
그순간 무언가 느껴지는 뒤통수의
충격을 느꼈고 그대로 후배놈은
땅바닥에 세멘트 바닥에 깔린
개구락지 마냥 쫘악 뻗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난 후배놈은
그 전날의 기억을 되뇌여 봤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손에 남아있던 카네이션 줄기두개.
술에 취했음에도 차마 목구멍으로
넘기도 못한 카네이션 줄기 두개.
그 두줄기를 보며 후배놈은 그전날의
아픈 기억을 다시 생생이
그려낼수 있었다고 한다. -_-;
...어버이에게 꽃을 주는건 물질이 아닌 마음이다.
마음의 꽃이야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거듭 말하지만 꽃은 먹는게 아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