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사랑하게 되면
누군가 내게 그렇게 얘기한적이 있다.
자신은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게 되면
그전에 사랑했던 사람은 까맣게 잊게 된다고.
그래서 지금의 사랑에 최선을 다하고
그 사람에게만 몰입하는 생활을 하노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일단 나는 그전의 사랑도 잊지 못하거니와,
그전의 사랑이 지금의 사랑때문에 잊혀진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일기장 같다.
그래서 하루하루의 일을 기록하듯이 내가 사는 동안에
사랑했던 사람들을 "나"라는 일기장에 빼곡히 기록해 놓는다 .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더러는
낡고 오래되서 떨어져 나가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그 기록이 지워지는 일은 없다.
예전에 써놓았던 글을 다시 읽어본 적이 있는가.
푸른 먼지가 가득 덮인 오래된 일기의 앞면을 툭툭 털어 다시 펼쳐보면
그때 사랑했던 사람들이 내 가슴에 가득해온다.
그리고 새로운 감정으로 다시 그 일기를 덮고,
다시 내 생활로 돌아오지만 내 몸 어딘가에는
그 일기장이 언제나 존재하고 있음을 느낀다.
난 어쩌면 또 새로운 사랑에 빠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랑때문에 지금의 내 사랑이나 예전의 내 사랑들이 변색되어
내 일기장에 기록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내가 한때 숨죽이며 바라보았던 사람.
그리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