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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 약속의 별 ]┓

[ 약속의 별 ]

Ⅰ

몹시 외롭고 쓸쓸해지는 때는

걸어온 옛길로나 돌아가게 되나봅니다

못내 초라하고 서글퍼지는 때에도

보물찾기하듯

그 길섶을 뒤적이게 되나봅니다



긴긴 겨울밤 얼어붙은 깜깜 하늘에는

왠지 낯익은 듯

눈물 머금은 별 하나

물끄러미 시선을 맞추다가

까맣게 잊고 살아왔습니다

약속 하나, 언약 하나, 맹세 하나를



Ⅱ

내 어려서 철없던 꼬맹이적에

심심해서 별이나 헤아리며

혼자 놀던 어느 밤에

문득 아름다운 별 하나에 넋이 빠져

단박에 나의 별로 점찍었습니다



「이제부터 너는 내 별

이담에 나도 너처럼 빛날 거야」

턱을 괸 두 손 풀고 발딱 일어서며

나 혼자 중얼거려 약속했습니다

그 별도 기뻐서

더 크게 더 밝게 빛났습니다

그 이름은 놀림말로 개밥바라기라고 하지만

초저녁엔 금성이고 장경성(長慶星)이고

태백성(太百星)이며

새벽녘엔 샛별이고 명성(名星)이고 계명성(啓明星)이라

부르는 줄은

한참 뒤에 가서 알게 되었습니다만



애들한테 따돌림받고

슬퍼지는 외토릴 때



손등으로 눈물 닦다가도

고개 들면 웃어주는 별



「힘을 내!

하마 잊었니 우리의 약속을?」

그때 이레 나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오밤중에 잠이 깨어도 문 열고 내다보며

눈맞춤도 눈흘김도 눈쌈도 하였고

신새벽 뒷간 가는

나를 불러 세워놓고

짓궂게 놀려대어도 나는 행복했습니다



Ⅲ

꿈이 너무 많고

너무도 화려하여

눈물도 웃음도 변덕스럽던 여학생때는

단짝 친구랑 나는 서로 사랑했습니다

영원한 우정을

기막힌 야망을



여름밤 하늘의 별 하나를 정해놓고

손가락을 걸어서 우린 언약했습니다



운명이 우리를 갈라놓을지라도

아득한 훗날 그 어디에서라도

우리의 우정은 언약의 별같이

밝고도 찬란할 것이라고

언약의 별 같은 인물이 되자고

새끼손가락을 세 번 잡아당겼습니다

Ⅳ



애인이라고는

차마 부르지 못했지만

난생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이여

숫되고 서툴던 내 처녀적에

별 하나에 사랑을 맹세해 주던 이여

별 하나에 포부를 다짐해 뵈던 이여



지금은 어디에서 무얼하는지 몰라도

지금의 하늘에는



맹세의 그 별이

그날처럼 밝고도 아름답게 빛나고 있습니다

사는 일이 피곤할 때

더러더러 생각날까요

뜨거운 그 호소 그 맹세를

아직도 생생히 기억할까요



Ⅴ

덧없고 부질없어라

우정과 사랑이면 더욱 그러하여라

세월이 지나간 휑하니 빈 자리에는

그 약속, 그 언약, 그 맹세 모두

어처구니없이 되고 말았습니다



고달픈 퇴근길에 헛발을 디디다가

잠 안 오는 밤중에 안경알을 닦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약속의 별 하나

아이적 내 별이여, 우정의 우리 별이여

영원을 맹세하던 첫사랑의 별이여



어느 한 가지의 약속조차도

이루지 못하고 살아온 오늘은

그저 할말이 없습니다

오직 미안할 뿐입니다

아이처럼 다리 뻗쳐 마구 울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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