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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그 사람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

그 사람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 사람과 제가 만들어 두었던 모든 

시간의 얘기들을 

씹고 되씹으면 아무리 힘든 일이 

찾아와도 힘들다 말겠지, 

이러다 말겠지 라고 해버릴 수 있을 것 같은

어느 확신에 이렇게까지 힘이 

되어 주시는 그 사람을 

꼭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무척 성실하게 그 사람을 사랑했었고, 

순간순간의 기억들을 추억으로 

만들 준비를 해가며 

우리의 기억들을 지켜보려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다 생각이 납니다. 

어쩌면 그렇게도 다 생각이 납니까. 

그렇게까지 노력했던 내가 보고만 

계시기 미안하셨는지 

하나님 당신께서 그 사랑은 원래 

그렇게 만들어 놓으셨으니 

좀 그렇고 그때의 그 추억들을 내가 

다 가지고 살도록 힘써 주셨나 봅니다. 

괜찮습니다. 

원래가 이렇게 만들어져 있는데 그걸 아파해 본다고 

바뀌어지는 것도 아니고, 

만약에 어느 선까지 진심으로 

너무나 아파해 그 상대가 

돌아올 거면 아마 그 사람은 제 곁을 

떠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러니까 전 아파하지 않고 

이렇게 살게 되어 있으려니 하고 

성실하게 그 사람과 제가 만들었던 

모든 시간의 얘기들을

씹고 되씹으며 살아가고 있는 겁니다. 

만약 시간이 되돌아가 다시 한 번 그 

사람과 손을 마주 잡았을 때

하나님 당신이 넌지시 우리의 미래를 알려주며,

이래저래서 그러그러하게 살도록 되어 있으니

차라리 지금 이 손을 놓는 게 어떠하겠니?

하셔도 나는 역시 마주 잡은 손을 

놓아버리지 못했을 겁니다.

그 순간 하나님 당신이 도대체 

어째서 그렇게 살아가는지

물으신다면 저는 특별히 그 이유를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저 이렇게까지 다 생각나게 해준 사람이니까,

내 생애에 언제 또 이렇게 

솔직해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라고 밖에는 말입니다.

그 사람에게 무엇을 바라겠느냐고도 

묻지 말아 주십시오. 

그 사람 발걸음을 편히 돌려보낼 수 

있는 마음 역시 그 사람이 

제게 베풀어준 사랑이라고 할 수밖에 

없으니까 말입니다. 

마지막 얼굴은 왜 보지 않으셨냐고요? 

그건 내가 돌아서는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 얼굴을 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였을 겁니다. 

훗날 아주 먼 훗날, 하나님 당신이

다른 생각에 빠져계실 때 더 이상은 

만나지면 안되는 우리에게

잠시 눈을 떼고 계셔서 우연히 마주친다 하여도 

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던

그때의 제 표정만은 보이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랬었다는걸,차마 돌아보지 못했던 그때의 

내 얼굴이 이랫었다는 걸 보여준다면 아마도

보고 있는 그 사람보다 내가 먼저 

주저앉아 버릴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러니 하나님, 제발이지 그 사람과 

제게서 눈을 떼지 말아주십시오.

부득이 그 사람과 제게서 눈을 떼고 계셔야 한다면

다른 신에게 감시라도 부탁해 주십시오.

그렇게까지 지키고 싶었던 그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세월이 흘러도 아무리 흘렀어도, 

이랬었다는 걸 보여 줄 것만 같아서 말입니다. 

그때 그 사람의 발길을 편히 돌려보냈던 내 얼굴이 

이랬었다는 걸 보여줘서는 안되는 까닭에 말입니다. 

원태연 시집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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