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개같은 사랑, 처음 본 순간 눈에서
불이 번쩍 나듯 운명을 예감하는 그런 사랑,
그것도 나쁘진 않겠지요.
하지만 이슬비 같은 사랑은 어때요?
촉촉이 내리는 이슬비는 우산을 쓰고
가기도 미안하죠.
그냥 맞아도 젖는 줄 모르다가
어느 순간 보면 어깨랑 머리카락이 촉촉이
젖어 있죠.
그러나 불쾌하거나 짜증스럽지는 않아요.
사랑도 이런 게 어때요?
첫 눈에 조금 밋밋하고 덤덤해도,
모르는 사이에 내 가슴을 온통
차지해 버린 사랑...,
천천히 다가와서 오래오래 머물러 주는 사랑.....
이런 사랑 하고싶지 않나요?
이런 사랑은 또 어떤가요?
한 두 군데 울이 조금 풀어지고 목은 반쯤
늘어난 스웨터, 그러나 입고 있으면 엄마처럼
따뜻한 옷, 입고 자도 그만이고 동네 슈퍼
갈 때도 좋고요.
김칫국물을 흘려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한 달을 빨지 않아도 그만인,
오래된 친구 같은 사랑 말이에요.
오래될수록 정이 든 스웨터처럼
오랜 연인이 좋은 거래요.
내말이 맞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사랑,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사랑,
그게 반쪽 사랑이든 말하지 못하는
사랑이든 간에, 사랑을 하는
당신은 아름다워요.
그리고 지금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하고 있는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