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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대천바다에 갔었다.┓
대천바다에 갔었다.

그 바다는 변화라는 걸 용납하지 않는 모양이다.

변한건 없고 변한게 있다면 나의 모습과 기억, 지나가 버린 시간...

담배 한 갑에 바다를 사서 목구멍이 아프도록 바다를 마시고...

깨어진 별빛에 등을 베이고 또 베이고 검은 바다에 살을 씻었다... 

터진 살 속에서 스멀스멀 기어 나오는 기억들... 생각들...

눈먼 벌레들의 행렬을 따라 뼈대 없는 언어들...

출렁이는 바다는 어지럽다.

그럴 때면 달빛은 더 센 노랏게 보인다..

아스피린 같은 달.. 한입에 꿀꺽... 바다는 만성 두통을 앓고 있다... 

바다는 영원한 감옥이다.

그곳에 갇히면 사형은 면해도 최소한 무기징역이다. 

바다에 사는 놈 치고 눈 큰놈 못 봤다.

난 아무래도 그곳에서 장사를 해야 겠다...

퇴화한 그들의 눈에 화석이 앉기 전에 말이다...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볼 수 있다는 건

눈이 퇴화할수록 더 극명해 진다... 

추한 것마저 아름답게 볼 수 있다는 건 사랑밖엔 없다...

바다에 가면 하늘도 반쪽이다.

그 둥근 지구를 수평으로 갈라놓았다 지구를 정복한 것이다...

고래가 자살하는 이유를 바다는 알고 있다.

까마득한 옛적 물에서 스며온 고래는 바다를 지배했다...

가끔 물기둥을 솟구쳐 올리는 것은

육지의 혈육들에게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행위...

그 우두머리의 외로움을 고래는 몸서리치고 있는 것이다. 

죽어서라도 가고 싶은 곳... 뭍, 고래는 거기에 묻히고 싶은 것이다 

바다는 높지 않고, 바다는 낮지 않다 

세상 어느 바다에 잠기어도 꼭, 목젖까지만 잠긴다...

범람하지 않는 바다, 누수 되지 않는 바다 

교육하지 않고서도 바다는 평등을 가르친다...

뭍으로 뭍으로 파도가 철썩이는 건 아직도 영토를 넓히고 있다는 증거...

평생, 바다 한번 보지 못한 사람, 그녀에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다.

대천의 바다는 묘한 징크스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 그 곳에 데려가면 꼭 한달 후에 이별한다... 영원한 이별을...

내 처음이자 마지막 여인이 될 사람은 바다를 보고난 후 죽어버렸고, 

두 번째 사랑역시 그 곳엘 다녀온뒤 무서움을 느껴서 시작도 하지 못하고...

세번째 사랑은 바람처럼 혼미한 스쳐지는듯한 흩어져 버린 사랑...

바다를 좋아하면서도 바다에 데려가지 못하는 기분은...

내가 느끼는 걸 그녀도, 그도, 그 사람도... 느끼게 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 바다는 그녀를 안고 가 버렸다. 

하지만 바다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곳에는 내 꿈도 있고 사랑도 있고 추억도 있다.

내 모든 스쳐간 것들이 모여있는 곳...

꿈, 희망, 파도, 이별, 사랑, 고래,

소주, 연인, 대천, 자살, 죽음, 모래성, 그리고... 살아있는 나...

아무리 외쳐도

바다는 되돌려 주지 않는다.

바다 건너 무인도에 박힌 보일락 말락한 글씨 

"이별 주의" 란 푯말 바다에 와서 하늘을 보았다는 사람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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