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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극복한 사람들-의원 정화원-◆◆◆


■첫 시각장애인 광역의원 정화원씨"장애는 어떤 

이에게는 좌절이고 또 어떤 이에게는 극복의 대상일 

뿐입니다."자리에서 일어난 

정화원(52·부산시 의회) 의원이

비서의 손을 잡고 발을 떼기 전까지 기자는 

그가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선뜻 깨닫기 힘들었다. 

색안경 너머 움푹 패인 눈자위와 

표정없는 얼굴만 아니었다면 장애인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그는 당당하고 거침없었다. 

정 의원은 지난 98년 대한민국 역사상처음으로 

시각장애인으로 정당의 공천을 받아 광역의회 

의원으로 당선됐다.정 의원은 세살 나던 

6·25전쟁 때 포탄 파편에 눈을 다쳤다. 

12살이 되자 눈이 흐려지기 시작해 19살 때 

완전한 암흑이 찾아왔다. 앞을 볼 수 없다는 

절망이 현실이 돼가던 사춘기, 그는 자신을 놀리는 

아이들을 끝까지 쫓아가 패주었고, 

그렇게라도 안되면 그집 장독이라도 

박살내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삐뚤어져 있었다.

서울맹학교 고등부를 졸업했을 때가 24살. 

직장도 대학도 갈수 없었던 그가 택한 직업은 

이후 24년간 그의 호구지책이 됐던 침술사. 

그 때까지만 해도 정 의원은 시작장애라는 

멍에를 진채 적당히 좌절하고 절망한 채 살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어렵게 시작한 침술사 일마저도 

할 수 없는 현실이 그를 바꾸었다. 

맹학교에서 1300여 시간의 침술관련 교과목을 

이수했지만 보건당국은 맹인들의 침술을 

무허가 의료행위라며 단속을 했다. 

걸핏하면 인근 한의원에 고발당해 

경찰에 불려다녀야 했다.『시각장애인이 겪어야 

하는 장애와 힘든 삶이라는 이중고를 깨뜨리기로 결심했죠.』 

이 때부터 정 의원은 부산의 40만 장애인들의 

대부로 변신했다. 79년 

100여명의 맹인 침술사를 

규합해 맹인침술업 합법화운동을 펼치기 시작, 

88년 마침내 당시 보사부장관으로부터 3호침 이하의 

침 시술은 인정한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그 이후 정 의원의 삶은 『지하철은 탈 수도 

없게 만들어 놓았으면서도 「너희는 불쌍하니 

공짜로 타라」는 식의 말뿐인 복지를 내세우는 

이중적인 사회』가 장애인들로부터 앗아간 

「기회」를 찾아주기 위한 투쟁과 봉사, 헌신의 

시간이었다. 부산장애인 총연합회 결성, 

맹인심부름센터 설립, 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신용협동조합 설립, 

점자도서관 설립 등 자신이 겪었던 고통과 

좌절을 후대로 물려주지 않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정의원은 독서광이다. 의회활동으로 바쁜 요즘도 

일주일에 2~3권씩, 년이면 100여권의 책을 읽는다. 

그가 읽는 책이란 보통의 책읽기보다 

훨씬 집중을 요하는 점자도서와 녹음도서들이다.

정 의원은 이런 독서습관을 『신체장애가 있으면 

그 사람의 지적능력까지 의심하는 한국적 풍토에서 

터득한 생존전략』이자 『정보화시대에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정 의원은 동료 의원들로부터 

『박학하며 더없이 열성적』(이종철 의원) 이라는

평을 듣는다.정 의원의 의정활동은 비장애인 의원들보다 

몇배의 시간과 노력을 요구한다. 

다른 의원들이 서면자료를 보고 읽는 동안 

그는 점자기로 메모를 하며 들어야 한다. 

보조요원이 없으면 정 의원은 사실상 

의정활동을 할 수 없다. 

공식적으로 수행비서를 채용해 줄 것을 

의회와 행자부에 공식건의 했지만 

아직 받아들여지지 않아 자비로 비서를 채용했다. 

"시각장애인인 데이비드 블런케트가 

교육장관직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영국을 보십시오. 그런 나라를 만들 때까지는 쉴 수 

없습니다."▷ 출처 : 조선일보 2000/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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