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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이!!*^^*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환이네 72번째 이야기.....*^^*

환이네 메일메거진!!*^^*(<a href=http://hwaninea.net/) target=_blank>http://hwaninea.net/)</a>
아버지의 얼굴은 황달에 걸린

사람처럼 노란 색이었다.

아버지는 외부로부터 철저히

차단된 병실에서 정맥

주사관들과 모니터들에

연결되어 누워 있었다.

한때는 체격이 건장했는데

지금은 15킬로그램이나 체중이

빠진 상태였다. 아버지의 병은

췌장암으로 판명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악성이었다.

의사들은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아버지가 앞으로 석달에서

여섯 달까지밖에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췌장암은 방사능

치료나 화학요법으로도 소용이

없기 때문에 의사들은 별다른

희망을 걸지 않았다. 며칠 뒤

아버지가 병원 침대에 앉아

있을 때 나는 아버지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겪고

계시는 고통에 대해 저 또한

깊이 느끼고 있어요.

아버지의 병은 그 동안 아버지께

거리를 두었던 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었고, 제가

진정으로 아버지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끼게 했어요.

나는 몸을 기울여 아버지를

껴안았다. 그러나 아버지의

어깨와 두 팔은 잔뜩 긴장한 채

굳어 있었다. 그러지 마세요,

아버지. 아버지를 진정으로

껴안고 싶어요. 그 순간 아버지는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아버지와 나와의 관계에서

애정을 표시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에게 내가 껴안을 수

있도록 좀더 앉아 있어 줄 것을

부탁했다. 나는 다시 한번 시도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앞서보다 더욱

긴장했다. 나는 전에 느꼈던

분노의 감정이 내 안에서

다시금 자리잡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난 이렇게 할 필요가

없어. 아버지가 나에 대해

차가운 감정을 가진 채

세상을 떠나길 원한다면 그렇게

내버려 둘 수밖에 없지. 여러 해

동안 나는 고지식함과 완고함을

이유로 아버지를 비난하고

아버지에게 분노의 감정을 표시해

왔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아버지는 나에 대해

아무 관심도 없고 내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아. 하지만

이번에는 다시 한번 생각하기로 했다.

아버지를 껴안아 드리는 것이

아버지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 한일임을 나는

느끼고 있었다. 아버지를 내안에

받아들이는 것이 무척 힘든

일이긴 하지만 내가 얼마나

아버지를 걱정하고 있는 가를

표현하고 싶었다. 아버지는 항상

독일식이었고 당신의 의무에만

충실하셨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의 부모님은 아버지에게

남자가 되기 위해서는 모든

감정을 억제해야 한다고 가르친

것이 틀림없었다. 아버지와 나

사이에 이토록 거리가 생긴 것에

대해 나는 늘 아버지를 비난해 왔다.

그러나 지금 나는 과거의 감정을

잊고 아버지를 더 많이 사랑해

드리는 일에 도전하고 있었다.

나는 말했다. 좀더 가까이 오세요,

아버지. 팔을 저에게 둘러보세요.

나는 침대 끝머리에 앉아 아버지가

나에게 팔을 두를 수 있도록

몸을 숙였다. 이제 꼭 껴안아 보세요.

바로 그거예요. 다시 한번 껴안아

보세요. 잘 하셨어요?

어떤 의미에서 나는 아버지에게

최초로 껴안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나를 껴안는 순간

어떤 굉장한 일이 일어났다.

"저는 아버지를 정말로 사랑해요."

하는 감정이 내 안에서 파도처럼

밀려왔다. 지난 여러 해 동안

우리는 늘 차갑고 형식적인 악수를

주고받으며 "잘 지내시죠?"

"그래. 너도 잘 지내지?" 하고

인사를 나누곤 했었다. 그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금 아버지와

나 사이에는 순간적으로 강한

친밀감 같은 것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사랑의 감정을 충분히

느끼기도 전에 아직도 어떤 무언가가

아버지의 상체를 긴장되게 만들었고,

이내 우리의 포옹은 어색하고 낮선

것이 되고 말았다. 아버지가

그 긴장된 자세를 버리는 데는

그로부터 몇 달이 걸렸다. 아버지를

찾아갈 때마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매번 포옹을 시도했다. 그러자

아버지도 차츰 자신의 감정을

실어 두 팔로 나를 껴안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을 점점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수없이 아버지를

껴안는 시도를 한 끝에 마침내

아버지가 먼저 나를 껴안기

시작했다. 나는 아버지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를 도와 드리고

싶었다. 결국 아버지는 평생에 걸친

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물론

거기에는 시간이 걸렸다. 나는

우리가 잘 해 나가고 있음을 알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점점 더 애정과

염려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백번째의

포옹이 있은 다음에 아버지는

스스로 이렇게 말씀하셨다.

"얘야, 널 사랑한다."

그것은 내가 기억하기에

아버지에게서 들은 최초의

애정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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